SK텔레콤 조만수 과장 “발전된 팀을 만들기 위한 선택”
-예선전 선택 출전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SK텔레콤 T1은 프로리그에 집중하는 것이 1차 목표이기도 하지만 소속 선수들이 개인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주기를 바란다. 프로리그의 확대나 개인리그를 축소하자는 의도는 절대 아니다. 두 개의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소화하는 선수들은 한정된 시간이라는 제한된 자원에 얽매여 있다.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뜻에서 선수들, 코칭 스태프와의 합의 하에 내린 결정이다. -반향이 굉장히 크다.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들의 고언을 들었다. 10일 슈퍼파이트, 11일 MSL 결승 등 큰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협의 없이 진행한 측면에 대한 지적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급작스러운 결정이라 생각하시지만 몇 달에 걸친 토의 과정에서 도출됐다. SK텔레콤 T1이 성적을 잘 내기 위한 방안이고 정책이다. -방송국들의 반응은 어떤가. ▶MBC게임이나 온게임넷 모두 지금까지 e스포츠를 이끌어 온 공로는 충분히 인정한다. 우리 팀이 개인리그에 아예 출전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각 개인리그에 참가하는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리그, 원하는 리그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시킨 것이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팀이 추구하는 목적은 프로리그와 선수들의 영달이다. 모든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방송국도 선수들이 매력을 느끼고 참가하도록 만드는 것은 시장 상황상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e스포츠 리그를 만들고 싶은 방송국들이 더욱 늘어나서 5~6개 리그가 진행된다면 모두 출전해야 하는가. 방송국들이 만들어가는 리그가 어떤 형태로 가치를 높이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 개인리그 포기는 아니지 않는가. ▶이번 결정의 대강은 ‘제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는 리그에서 뛰어라’다. MSL과 OSL,프로리그에서 모두 잘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벽에 부딪친 적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원칙을 정했다. 팀워크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양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삽시간에 예선으로 떨어지는 것보다는 한 리그에서 집중해서 연속 출전하는 것이 나은 선택 아닌가. -선수들과의 협의는 언제 이뤄졌나.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들의 뜻을 반영했다. 지난 주 금요일 최종 토의를 통해 확정했다. 모든 선수가 만족하진 않았다. 선수들에게 강요한 부분은 없다. 대다수가 동의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2005년 초 프로리그 중심으로 운영하자고 합의했을 때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팬들로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많은 경기를 뛰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선수가 모든 리그 출전해 좋은 성적 거두기를 바란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선수의 입장에선 무리수일 수 있다. 한정된 기간 동안엔 팬들의 바람처럼 활약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다. 더욱이 상향 평준화된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3개 대회에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하긴 어렵다. 엉성하게 준비해서 모두 패하는 것보다는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제 실력을 모두 발휘하는 편이 팬들에 대한 진정한 서비스이고 프로의 자세라 생각한다. -다른 팀들도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모두 소화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절감한 팀이 T1이다. 프링글스 MSL 시즌1에서 8명이 진출했을 때 극에 달했다. 이 방식을 다른 팀들에게 이해시키거나 타협할 생각은 전혀 없다. T1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운영 방법이다. -결국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인가. ▶그렇다. 선수들이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넉넉히 준비할 시간을 갖고 리그를 치르는 것이수준 높은 경기를 만들어 내는 지름길이다. 또, SK텔레콤은 2006년 3월 최연성이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5에서 우승한 뒤 개인리그 우승을 경험한 적이 없다. 많은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결국 우승하지 못했다. 우리도 개인리그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다. 조금이라도 우승에 가까워질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것이라 확신하는가. ▶시행 착오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 팀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보면서도 정체돼 있을 수는 없다. T1은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해왔고,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만약 결과가 좋지 않다면 운영 방식을 되돌릴 수도 있다. |
- - - - -
SK텔레콤 T1 선택 참가 결단의 배경은?
SK텔레콤 T1이 스타리그와 MSL 예선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 출전하기로 한 결정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SK텔레콤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넘나들며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결정에 숨어있는 의미는 간단치 않다. 기사가 게재된 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에는 게임팀에 대한 향후 운영 방침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이 수많은 경기 일정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최근들어 프로리그, MSL(서바이버 리그), 온게임넷 스타리그(듀얼 토너먼트) 등 3개 대회가 겹치는 선수들의 경우 경기력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프로리그에 집중하고, 개인전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예선 선택참가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2005년과 2006년 프로리그 4회 우승,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5 우승(최연성), So1 스타리그 준우승(임요환), 프링글스 MSL 시즌1 3위(박용욱, 전상욱),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 시즌2 6강(박태민, 전상욱)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지만 실제로는 무리한 일정에 시달려 왔다. 사실 내부적으로도 SK텔레콤은 리그 참가에 따른 갈등을 겪어왔다. 16강으로 진행되는 프링글스 MSL 시즌1에 소속팀 8명이 출전하면서 16강과 8강에서 같은 팀 소속 선수들끼리 연달아 경기를 치르면서 팀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결정에는 간판스타들의 부진이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연성은 스타리그 2회 우승 이후 경기력 및 컨디션 저하로 양대 개인전 리그 예선으로 추락했고, 프로리그에서 활약을 펼치던 박용욱 역시 온게임넷 스타리그 예선행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개인전 리그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던 선수들의 성적은 상승했다. 프링글스 MSL 시즌2 16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던 전상욱은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 2 4강에 올랐고, 박태민 역시 프링글스 시즌2 본선에 이름을 올리는 대신 신한은행 스타리그 5위에 올랐다. 이때문에 SK텔레콤은 개인리그도 선택, 집중하도록 해 선수들에게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개인리그를 아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선택해서 출전하도록 결정했다는 점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전체선수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주전급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결정이다. 결국 주전 선수들이 과부하가 걸려 준비하지 못하고 출전하는 대회가 없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내포돼있다. SK텔레콤의 결정이 미치는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무작정 리그 참가' 대신 '프로리그를 중심으로 한 팀운영과 준비된 경기'로 의미를 부여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취급돼온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의 비중도 갈렸다. 지금까지 e스포츠의 근간이던 각 방송사의 개인리그에서 프로리그로 확실하게 패러다임이 변화됐음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
'Starcraft > News n Photo'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바이버 예선] SK텔레콤 송호영 본선 진출 등 예선 2조 - 종료 (0) | 2006.11.17 |
---|---|
- 개인리그 포기에 대한 해명 ( written by. 조만수 ) (0) | 2006.11.15 |
- SK텔레콤 T1 사상 초유의 예선 거부 ( 관련 기사 ) (0) | 2006.11.14 |
- #1 우리는 친구 (完) (0) | 2006.11.06 |
- #1 우리는 친구 (04) (0) | 2006.11.06 |